하루하루는 후회없게. 인생전체는 단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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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적인 사랑

당신의 LOVE 유형은 상품권을 들고 있는 오리. 요즘은 무슨 테스트가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모든 상황에서의 나의 유형을 카테고리화 하고 나와 잘 맞는 유형의 사람을 찾아 헤매고. 어제는 사랑 유형 테스트였다. ‘당신의 LOVE 유형은 상품권을 들고 있는 오리’라는 다소 유치한 문구로 표현되는 결과에 황당한 웃음이 번졌지만, 이내 틀린 말은 아니라며 수긍했다. 선물만큼 사랑이 눈에 보이는 것도 없다. 이 유형인 내가 사랑이라고 여기는 것들. 돈이 없어서 집에 못간다고 했더니 보고 싶다며 할머니가 보낸 차비 아무말없이 내 책상에 올려두고 간 깨알 같은 글씨의 편지(내가 사는 곳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색을 기억했다가 ‘네가 초록색을 좋아하던 게 생각나서’라고 말하며 주던 짙은 초록색의..

나는 순이

덕질, 그 이유 없는 사랑에 관하여 옷장 속에서 예전에 썼던 일기를 발견했다. 몇 장 쓰지 않아 빳빳한 2018년도 일기장에는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졌던 날도, 친구와 싸운 이야기도, 준우라는 꼬마의 엄마를 찾아준 이야기도 있었고, 곡절 끝에 취업하게 된 이야기도 있었다. 모두 까마득하고 희미한 추억들이다. 그중 가장 웃겼던 이야기는 예전에 좋아했던 아이돌 그룹에 관한 일기였다. 저 무렵은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 알바를 하면서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였는데,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던 때다. 근심이 많던 그때의 나는 최애 아이돌 그룹의 인터뷰에 꽤 감동을 받았던 모양이다. 다른 팀들은 지금의 연차에 솔로 활동을 하는데, 당신들은 어떠냐는 질문에 한 멤버가 ..

어쩌면 타자연습

더보기 요즘 모든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아 해보는 웹필사. 어쩌면 타자연습.. 오늘의 BGM 그에게는 오카리나가 남았다. -흔적에 대하여 덩치가 산만 한 후배 A의 취미는 오카리나 불기다. 혹시나 당신이 오카리가나 뭔지 모를 수도 있으니 간단히 설명을 하면, 도자기로 만든 작은 관악기다. 입에 물고 바람을 넣고 울림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기나 떼면 청명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분명 어디선가 봤을 거다. 왜 그 동글동글하고 작은 악기 있지 않은가. 이번 이야기에서 중요한건 소리가 아니라 크기이므로 그 크기에 대해 말해보면, 아주 작다. 보통 주먹만 한 크기로 작은 것은 한 손에 두세 개도 잡을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에 씨름을 했다는 후배 A가 그 굵직한 손가락을 오므려 오카리나의 작은 구멍을 ..

애플워치와 메듀즈

이번주 날 행복하게 한 것들. 재현이가 사준 애플워치SE 스페이스 그레이! 동생이 사준거라 더 자랑하고싶다. 기특하고 뿌듯하고 누나가 미안. 진짜 오래살고 볼 일이다. 누나 더 오래 살게! 일주일동안 목빠지게 기다렸다. 나이키 페이스 너무 예쁘다. 스그 화면도 커보이고 고급스러워보여..! 그리고 또 날 기다리게 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바로 메듀즈 샌들 경회집에서 신어보고 바로 겟챠! 왠지 조금 힙해진 것 같은 기분이 조은 신발이다. 비오는 날 정말..조아.. 화장실 슬리퍼 신고 걸어다니는 기분도 좀 들지만~

불안이라는 침잠의 늪

최근 드물게도 인생이 꽤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 내가 그동안 바라던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인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고(지금도 새벽 4시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손가락 피부염이 심해졌다. 무의식적으로 염증이 난 피부를 벗겨내 퉁퉁 부은 손가락을 보면서 문득 '나 지금 걱정이 많은가?, 불안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 명확한 스트레스의 요인을 알면 해결이 쉬울 텐데 매일 잠 못 들며 생각을 해봐도 그 이유를 모르니 더 답답할 뿐이다. 불안이라는 것은 꽤 이상하다. 평상시의 나는 기분이 묘하게 불편하다가도, 콧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맛있는 걸 먹으면서 행복해하기도 하고 친구와 통화하며 깔깔대고 아무 걱정 없이 웃기도 한다. 그러나 불안은 찰나의 틈..

나는야 럭키걸

엄마가 준 행운의 1달러 언니가 준 행운의 2달러 엄마랑 보험 서류를 보다가 1달러 지폐가 사이에 끼워져 있는 걸 발견했다. 이게 왜 여기 있냐고 물었더니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끼워놨다고 했다. 엄마 그래서 행운이 온 것 같아? 아니. 하나도 안오던데. 그치만 너 줄게. 앞으로 올 수도 있으니까. 꼬질꼬질한 1달러를 가지고 서울 집에 왔다. 경진언니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는 행운이 오지 않은 건 행운의 달러는 1달러가 아니라 2달러 지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지갑에서 빳빳한 2달러를 꺼내 주었다. 아니 이게 왜 갑자기 나와? 도합 3달러의 행운을 가지게 된 나. 기분 탓인가? 엄마와 언니 덕분에 갑자기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이제 행운의 흐름이 나한테 오기 시작했나..

마케터의 면접 준비.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름대로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편인데, 복잡한 머릿속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직 면접을 준비하며 겸사겸사 정리하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걸까? #평론가가 되고 싶었던 사진학도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중학생 때부터 꾸준히 포토그래퍼의 꿈을 꿔왔지만, 진학 후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보다는 사진평론가가 되고 싶었다. “이 사람은 왜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걸까?” 가 궁금했다. 하지만 평론가가 되기 위해서는 꽤나 가방끈이 길어야 했고, 나는 대학원에 갈 자신은 없었다. 그렇게 선택한 길이 마케터였다. 평론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글을 쓰고, 콘텐츠 속에 나의..

정원이 예쁜 제주 서귀포 카페 추천, 베케(veke)

인스타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찾아온 서귀포 효돈 베케. 다른 제주도 카페들과 다르게 오션뷰가 아니라 정원뷰 카페다. 원래는 과수원이었는데 사장님이 정원 카페로 꾸미셨다고 한다. 얼핏 뒤에 보이는 주차장도 꽤나 넓은 편. 입구부터 화초들이 예쁘게 가꾸어져있다. 들어가기 전부터 예쁜 나무들이 많아서 엄마는 연신 사진을 찍었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뷰! 너무 예쁘다. 저기 앉고 싶었지만 거리두기 때문에 2인만 앉을 수 있다 ㅠㅠ 저기뿐 아니라 카페 내부에 있는 자리는 거의 2인석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음료를 주문하고 정원에 있는 자리에 앉기로! 망고주스 두잔, 아아 두 잔, 나이트 오브 곶자왈 한잔을 시켰다. 티 이름이 예쁘다. 난 이름이 예쁜 티를 시키는 게 좋다. 음료가 나오길 기다리며 카페 안..